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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최민석 기자] #회사원 A(42세, 여)씨는 학창시절부터 장이 안 좋은 편이다. 식사를 하면 속이 부글거리고 가스가 차서 대변을 보느라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려 업무 중 눈치가 보인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을 때마다 용종 외에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장에 좋다는 건강식품을 이것저것 챙겨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기만 할 뿐 증상은 호전되지 않는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민대장증후군으로 개칭)이란 장의 기질적 이상은 없는데 만성적인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변비 등 배변장애를 동반하는 기능성질환을 말한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소화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28%에 해당할 만큼 흔한 질환으로 소화기 증상 외에 두통, 생리불순, 배뇨장애, 심계항진, 불안, 초조, 우울 같은 증상이 동반되며 특정 음식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은 환자 본인이 느끼는 다양한 증상과 삶의 질 저하에도 각종 영상의학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대증 치료 외에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다.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의 범주로 보고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체질적으로 비위가 허약하거나, 과음, 과식 같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위장의 연동운동을 저하시켜 위장 내 음식물이 오래 머무르게 하고 여기서 독소가 발생되는데 이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한다. 담적은 위장 점막과 근육층 사이에 침윤해 여러 증상을 유발하는데 이를 담적병 혹은 담적증후군이라고 한다.
담적병 증상으로는 목에이물감, 명치통증, 복부팽만감, 복통, 위경련, 잦은 트림, 변비, 설사와 같은 소화기증상이 대표적이다. 담적이 초기 소화기증상 단계에서 치료되지 않으면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전신에 걸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원인 모를 두통, 어지럼증, 수족냉증, 오른쪽 옆구리통증, 불면증, 우울증, 이명, 만성피로 증상,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남성의 경우 성기능저하 등이 그것이다.
담적병은 이처럼 다양한 증상에도 영상의학검사에서는 진단되지 않는 기능성질환으로 조기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음의 담적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참조해보자.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게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위아래 통증이 잦다 △잦은 트림과 함께 복부가스가 심하다 △차만 타면 멀미를 하거나 잠이 온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둘째로 신경계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자주 어지럽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다.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 가운데 통증이나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양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은 냉대하가 많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박지영 원장은 “위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담적병 치료는 세밀한 진맥 진찰과 경락기능검사를 통해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담적병의 진행 상태를 파악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근본 치료 방안을 모색한다. 한약 처방과 온열 치료, 침 치료, 약침 치료 등 다각적 치료를 통해 위장 내부에 쌓인 담적을 풀어내고, 각종 전신 질환의 원인이 되는 담적 독소를 제거하게 된다. 손상된 위장 점막을 회복하고 소화 기능을 재건하며, 전반적인 인체 면역력을 끌어올림으로써 담적병의 재발까지 막는 것이 담적병 원인 치료의 핵심이다.박 원장은 “위장의 연조직에 침투한 담적 독소는 병세의 진행에 따라 미세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전신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며 “장기간 방치된 담적병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역류성식도염 외에도 바렛식도나 장상피화생, 만성위축성위염 등의 각종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질환까지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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